Climate & History/[동아시아 소빙기 연구실](2001-09)

[2005] 명말 강남의 기후와 숭정 14년의 기황

블루트레인 2014. 11. 22. 01:27





[맺음말]


이 글은 소빙기(Little Ice Age)’라는 세계적인 기후현상과 明朝의 멸망과의 관련을 밝히기 위한 한 시도이다. 小氷期의 자연재해가 명조의 멸망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이미 몇몇 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小氷期의 기후현상과 자연재해와의 관련성은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 숭정 14년의 奇荒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숭정 14년 강남의 奇荒에 대한 분석에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숭정 14년을 전후한 3(16401642) 동안의 奇荒江南에서 발생했던 자연재해 중에서 역사상 가장 극심한 것이었다. 3년 동안 강남의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재해를 경험했고, 살인적인 물가폭등과 기근, 소요와 폭동에 시달렸다. 기록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食人의 풍조가 강남에서 만연했던 것도 이때였다. 강남의 한 지식인은 이 3년 동안 인구의 30% 사망했다고 할 정도로 재해는 치명적이었다. 실제로 강남은 숭정 14년의 재해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왕조의 교체를 맞이해야 했다. 명의 멸망 이전에 강남은 내부적으로 이미 붕괴되고 있었던 것이다.

둘째, 숭정 14년의 기황은 小氷期라는 세계적인 기후현상의 하나였다. 奇荒이 있던 3년 동안에 朝鮮日本, 유럽에서도 冷害와 흉작으로 극심한 기근현상이 출현하고 있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동시적으로 재해가 발생했던 것은 小氷期라는 기후현상 때문이었다. 필자는 기황이 있던 16401642년이 중국의 소빙기에서도 가장 건조한 기간의 하나였음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이 시기 동안 江南도 일본이나 유럽처럼 극심한 한랭화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밝혔다. 사실 1640년대 중국의 한랭한 기후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기후학에서의 연구를 바탕으로 숭정 14江南奇荒이 필리핀의 파커(Paker) 화산 폭발로 인한 세계적인 기후한랭화와 관련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은 하나의 성과였다.

셋째, 숭정 14년의 극심한 재해는 강남뿐만 아니라 전중국적인 현상이었다. 숭정 14년을 전후하여 제2차 한랭기가 시작되던 16세기 말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소빙기의 재해가 정점에 도달했다. 또한 이전에 주로 華北지역에 머물면서 화북지역을 심각한 기근상황으로 몰고 갔던 소빙기의 재해전선揚子江을 넘어 華中지역까지 밀고 내려왔던 것이 이 때였다. 아열대 기후대에 속하여 소빙기의 재해에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華中지역까지 극심한 재해의 영향권에 들어갔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소강상태에 들어갔던 농민반란이 대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숭정 14년을 전후한 전국적인 재해가 농민반란의 새로운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다. 농민반란 연구에서 숭정 14년이 明朝覆滅을 결정지은 해였다면, 그 실제적인 배경은 숭정 14년을 전후하여 발생한 전국적인 소빙기 재해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